새해 첫 차 자리. 원행 스님의 차실 창밖으로 눈이 내렸다. 스님은 신년 차 자리의 구색을 다 갖추게 되었다며 내리는 눈을 반가워했다. 눈과 함께 오신 손님도 계셨다. 원행 스님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분들이다. 열 번째 차 자리가 예사롭지 않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해가 바뀌면 좋은 날을 잡아 화로에 숯불을 피워 차회를 가진다고 한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인만큼 평소보다 더 고심해서 날짜를 정하고, 인연이 깊은 사람들을 초대한다. 가장 좋은 날, 가장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가장 좋은 다리를 꺼내 놓는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차 자리, 모든 사람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한다. 스님의 차실에도 한 해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처용 탈이 걸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