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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국화는 아직 남아 있다네
첫 번째 차 자리를 가졌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겨울의 끝자락부터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어느새 봄과 여름을 거쳐 이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온 광제사의 하늘과 땅에는 가을의 향기가 짙게 배어 있었다. 무성하던 초목들은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연못의 연잎은 초록을 잃고 찬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오직 여기저기 피어 있는 국화들만이 찬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랗고 붉은 빛깔을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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