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다도(鬪茶圖)⌟에는 송나라 때 성행했던 차와 관련된 다양한 모습들이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 있다. 삼삼오오 모여 차를 음미하고 차 맛을 품평하는 모습이 참으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마치 그림 속에 들어가 그들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여덟 번째 차 자리에서 우리는 중국 남송 시대에 인물화와 산수화로 이름을 떨쳤던 유송년(劉松年)의 그림을 청나라 때 남명(南溴) 정치원(程致遠)이라는 사람이 모사(做방)한 투다도를 만났다. 한 걸음 뒤에서 투다도를 감상하고 있자니 그림 속에 등장하는 옛 사람들의 모습 위로 현재 우리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가 사진과 이야기로 엮어 가고 있는 열두 번의 만남이 언젠가는 21세기의 투다도와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걸어 본다.